산업재해, 공급망 붕괴, 기술 유출, 수출규제, 인프라 사고…
우리 산업현장은 지금도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업과 기관들은 리스크를 일시적 변수로 치부하거나, 문제가 생긴 후에 수습하면 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측 가능한 위험조차 반복적으로 현실화되는 이유는 바로 이 리스크 무시 문화와 관리 체계 부재 때문이다.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지고, 기후위기와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대,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 자체가 어렵다.
이제는 단순한 품질이나 가격 경쟁이 아니라, 위기대응 역량, 회복탄력성, 지속가능성이 기업의 신뢰와 투자 유치의 핵심 기준이 된다.
리스크관리는 단지 위기관리를 넘어 산업경쟁력의 본질이 되어야 한다.
현대 산업의 리스크는 복합적이고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하청구조에서 비롯되는 산업재해
AI 도입 속 개인정보 유출 및 윤리 문제
ESG 미이행으로 인한 글로벌 규제 리스크
기후 변화에 따른 생산 차질과 원자재 리스크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전산 마비 및 데이터 손실
이처럼 산업계의 리스크는 기술·인력·환경·노동·윤리 등 다양한 차원을 가로지르며 발생한다.
이제는 기업이 리스크를 통합적으로 진단하고 대응하는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투자도, 성장도, 존속도 어려워진다.
산업계가 자발적으로 리스크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적 인센티브와 기반이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접근이 요구된다.
산업별 리스크 사전진단 체계 도입: 업종 특성에 맞는 리스크 유형 정의 및 위험 등급 설정
리스크관리 우수기업 인증제 도입: ESG, 안전, 정보보안 등 복합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공공조달 시 리스크관리 항목 반영: 조달 기준에 리스크관리 성숙도를 포함
민간 리스크관리 컨설팅 시장 육성: 중소기업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전문 리스크 평가·관리 지원 서비스 확대
산업부·중기부 중심의 리스크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고 이력, 유사 리스크 사례, 예방 성공사례 공유
산업계는 더 이상 “위험은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면책할 수 없다. 국민과 고객은 더 많은 안전을 요구하고, 투자자는 더 높은 리스크관리 수준을 요구한다.
산업의 경쟁력은 위험을 얼마나 잘 예측하고 대비하는가에 달려 있다.
리스크관리는 비용이 아니라 산업의 보험이자 미래를 지키는 투자다.
내 산업 분야에는 어떤 유형의 리스크가 있으며,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본 적이 있는가?
위험이 반복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있었는가?
『국정기획위원회에 바란다』 정책제안 5회
“예방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 경제사회 전반의 리스크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