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64쾌
큰 것을 가졌다면, 그만한 태도가 있어야 합니다
☲ ☲ ☲ ← 불(火)
☰ ☰ ☰ ← 하늘(乾)
위에 불, 아래에 하늘이 있는 형상입니다.
‘화천대유(火天大有)’는 ‘크게 가짐’, ‘큰 것을 소유함’을 뜻합니다.
불은 위로 타올라 널리 퍼지고, 하늘은 그 모든 것을 덮듯 포용합니다.
밝은 지혜와 바른 근본이 함께할 때,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상징입니다.
‘화천대유’는 인생에서 크게 얻을 수 있는 시기를 뜻합니다.
재물, 명예, 성취, 사람들까지 모두 모이는 때입니다.
하지만 이 괘는 단순한 '득(得)'이 아니라 '도(道)'를 묻습니다.
무엇을 가졌느냐보다, 어떻게 가졌고 어떻게 다스리느냐를 되묻는 것입니다.
불은 환하고 강하지만, 방향 없이 퍼지면 화를 부릅니다.
하늘은 크고 넓지만, 정의를 잃으면 공허해집니다.
‘대유’는 바로 지혜와 원칙이 조화를 이룰 때에만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괘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에 대해 되돌아보게 합니다.
지금 내가 가진 명예는 누구와 함께 만든 결과인가요?
이 성취는 나누어야 할 것인지, 지켜야 할 것인지 묻습니다.
예컨대, 큰 조직의 리더가 되었다면
구성원의 역량을 드러나게 하고, 갈등을 조율하며,
나보다 남을 앞세우는 도량이 필요합니다.
많이 가졌다면 더 많이 덜어내야 하고,
위에 올랐다면 더 낮은 자를 보살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유는 ‘대패(大敗)’가 되기 쉽습니다.
지금 내가 가진 성공은 어떤 가치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나요?
이 성취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태도는 무엇인가요?
나의 풍요는 타인의 고통 위에 세워진 것은 아닌가요?
☲ ☲ ☲ ← 불(火)
☰ ☰ ☰ ← 하늘(乾)
불이 널리 타오르며, 하늘이 그 불을 품는 형상
불의 밝음과 하늘의 포용이 만나 큰 성취를 이루는 시기
다음 회는 제15회 괘 ‘지산겸(地山謙)’입니다.
겸손은 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가장 높은 미덕임을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