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64쾌
택뢰수(澤雷隨) – 기꺼이 따르다
자발적 순종은 억지가 아니다
자신보다 앞선 흐름을 따를 때 힘이 생긴다
☱
☳
위에는 연못(澤), 아래에는 천둥(雷)이 있는 형상입니다.
‘随(수)’는 ‘따르다’, ‘좇다’는 뜻이며, ‘택뢰수’는 우레의 울림에 연못이 반응하여 퍼지는 듯한 조화로운 순응을 나타냅니다.
‘택뢰수(澤雷隨)’는 따라야 할 때를 아는 지혜를 말합니다.
이는 무조건적인 복종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 조화를 이루는 선택입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조직 안에서 변화가 시작됐을 때, 이를 끝까지 반대하는 사람은 주변과 어긋나 고립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고, 가치 있다고 판단되면 기꺼이 따를 줄 아는 사람은 결국 중심세력 안으로 들어가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随’의 의미는 ‘쫓을 수(隨)’자입니다. 이는 주체적으로 선택한 순응이며, 자신의 내면 기준이 분명할 때 더욱 강력해집니다.
‘택뢰수’ 괘의 구조도 그렇습니다.
위에는 ‘택(澤)’ 즉 연못, 아래에는 ‘뢰(雷)’ 천둥이 있으니, 천둥은 아래에서 울려 퍼지고, 연못은 그것을 담고 퍼뜨립니다.
이는 강한 기운이 윗사람을 감동시키고, 윗사람은 그 감동에 부응하여 조화를 이루는 모습입니다.
이 괘는 또한 ‘리더를 중심으로 공동체가 잘 따라 움직일 때’의 형국이기도 합니다.
정도가 통하고, 뜻이 통할 때 따름은 결코 약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의 방향성이 일치할 때 위대한 진보가 시작됩니다.
지금 나는 거슬러야 할 때인가, 따라야 할 때인가?
스스로의 선택으로 따르고 있는가, 마지못해 끌려가고 있는가?
☱
☳
제18회 – 산풍고(山風蠱)
“썩은 것을 도려내야 새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