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에 산(山), 아래에 바람(風)이 있는 형상입니다.
‘고(蠱)’는 부패하고 썩은 것을 의미합니다. ‘산풍고’는 윗부분이 막히고 아랫부분에서 썩는 상황, 즉 오래된 폐단이나 잘못이 그대로 방치되어 문제가 되는 형세입니다.
산풍고(山風蠱)는 썩은 고름을 짜내는 괘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요.
이 괘는 한 조직, 한 가족, 또는 한 개인 안에 깊숙이 자리 잡은 오래된 잘못, 부패, 방치된 문제를 다루는 괘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눈에 보이지 않던 균열이 드러나고, 곪아터지기 직전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고름이 된 것을 놔두면 건강 전체가 위태로워지듯, 지금 개입하지 않으면 전체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역은 단순히 "문제가 있다"고 경고하지 않습니다. 그 해결책 또한 제시합니다.
바로 '정명정심(正名正心)', 즉 이름과 마음을 바로잡는 것입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명확히 하고, 그 책임과 방향을 똑바로 세워야 합니다. 감추지 말고, 아프더라도 드러내서 치료하는 용기, 그것이 산풍고가 주는 교훈입니다.
예를 들어, 한 학교에 오랫동안 묵은 갈등이 있다면 단순히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뿌리를 찾아내고 다 함께 마주 앉아 솔직히 대화해야 합니다. 회사라면 불합리한 관행, 가족이라면 무심코 이어진 상처, 개인이라면 회피해온 마음을 직면해야 합니다.
내 삶이나 조직에서 지금 바로 고쳐야 할 ‘썩은 문제’는 무엇인가요?
미뤄두고 방치한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나빠지지는 않나요?
나는 지금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나요?
☶ 산 (艮) ☴ 바람 (巽)
제19회 지택림(地澤臨)
“다가감의 미덕, 진심은 가까이 갑니다.”
신뢰를 쌓는 접근의 지혜, 다음 회에서 만나요.